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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kers | 감보사를 만든 마티아스 한(Mathias Hahn)과의 대화
2026 푸오리살로네(Fuorisalone) 기간, 마르셋(Marset) 밀라노 쇼룸은 수많은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마르셋은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전시를 넘어,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모여 ‘빛이 세상을 정의하는 방식’을 치열하게 논의하는 현대적 포럼(Forum)을 완성했습니다.
이 담론의 중심에서 마르셋의 신작 ‘감보사(Gambosa)’를 탄생시킨 디자이너 마티아스 한(Mathias Hahn)을 만났습니다. 16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르셋과 호흡을 맞추며 ‘스캔틀링(Scantling)’과 ‘테이아(Theia)’ 같은 아이코닉한 컬렉션을 만들어온 인물이죠. 마티아스 한과의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감보사의 섬세한 균형과 컬러 체계가 어떻게 아름다운 빛을 조각해내는지 들어보았습니다.


2026 밀리노 푸로리살로네 마르셋 밀라노 쇼룸 M(Movement Lab 이하 M). 가장 처음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까요. 어떻게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MH(Mathias Hahn 이하 MH): 할머니가 화가이셔서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었어요. 10대 시절 지역 극장과 문화 기관의 포스터 일러스트를 그린 게 저의 첫 일이었죠. 광고 대리점과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몇 번의 인턴십을 거치기 전까지는 '프로덕트 디자인(제품 디자인)'이라는 분야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스케치와 3차원 입체 작업의 결합이 바로 내가 찾던 분야라는 걸 직감적으로 깨달았습니다.

M. 당신의 크리에이티브 프로세스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그중 가장 좋아하시는 순간이나 단계는 언제인가요?
MH: 보통 저는 '관찰자'가 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합니다. 호기심에 이끌려 내가 다루고자 하는 대상을 이해하려 애쓰고, 대화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 질문을 던지며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을 매우 좋아해요. 저만의 프로세스는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탐구와, 제가 세운 개념에 대한 분석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이란 결국 수많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이며, 거기에 도달하는 길은 순전히 고된 작업의 연속이죠. 보통 저는 동시에 여러 주제에 몰두하곤 하는데, 한 프로젝트에 시간을 내어 온전히 깊이 몰입하는 시간을 정말 즐깁니다.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해 플로우(몰입) 상태에 빠져들었을 때, 제가 가장 사랑하는 건 '직관'입니다. 어느 순간 올바른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는 특정 컨셉이나 방향이 옳다는 확신이 드는 결정적인 한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 순간은 저의 최종 의사결정을 결정짓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죠. 나중에 지나간 작업을 되돌아보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해결책에 대해 확신과 열정을 갖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목표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입니다.
M.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디자이너님에게 영향을 준 레퍼런스는 누구인가요?
MH: 이 질문이 빠지는 인터뷰는 없네요, 하하! 저에게 디자인이란 하나의 문화적 도구이자 언어, 그리고 표현의 한 형태입니다. 디자인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문화적 배경과 관점에 따라 다르게 읽히고 이해되죠. 즉, 디자인이 인식되는 '맥락(Context)'이 핵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에이터로서 저는 세계에서 관찰하는 수많은 맥락과 현상에 대해 근본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감은 관찰과 성찰에서 비롯됩니다. 사소한 디테일을 포착해 내는 능력, 혹은 타인의 관점을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 영감이 존재하죠.

디자이너 마티아스 한(Mathias Hahn)
M. 2025년 마르셋의 '감보사(Gambosa)' 조명을 새로 출시하셨죠. 감보사의 풍부한 컬러감과 다채로운 조합 가능성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크로매틱 매트릭스(다채로운 색채 체계)’를 구축하기로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MH: 감보사의 컨셉을 처음 구상했을 때, 부품들의 마감 방식을 다양하게 변주함으로써 조명에 '믹스 앤 매치' 방식을 도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컬러와 구성을 조합하는 작업을 정말 좋아해요. 다채롭고 위트 있는 조합부터 차분하고 클래식한 조화까지, 여러 느낌을 구현할 수 있는 톤과 컬러 세트를 찾는 것이 제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감보사는 구성 요소의 호환성뿐만 아니라, 소켓 마감 역시 범용적인 표준 E14를 의도적으로 적용해 광원을 자유롭게 교체하고 맞춤 설정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M. 마르셋(Marset)과 함께 선보이신 '감보사(Gambosa)', '테이아(Theia)', '스캔틀링(Scantling)' 컬렉션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MH: 사실 이 세 가지는 서로 매우 다른 컬렉션이지만, 저의 시선에서는 '조명을 어떻게 하면 색다르게 발상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호기심 어린 접근 방식에서 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캔틀링'은 조명 디자인에 목재 구조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드물던 시절에 목재를 과감히 도입한 작품입니다. 동시에 원형(Archetype)에 대한 재치 있는 해석으로 독특한 조형적 제스처를 완성했죠. 반면 '테이아'는 '빛' 그 자체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이었습니다. 반사와 그림자를 실험하면서 사용자가 빛을 체감하고 사용하는 방식 자체를 한층 시적으로 구현해 낸 오브제입니다. 두 제품 모두 마르셋의 세계관 속에서 상당히 아이코닉한 위치를 다지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새로 선보인 감보사에 대해서는 몇 년 뒤 제가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지만, 이 제품 역시 강력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는 직감이 듭니다.
M. 당신의 작업이 마르셋이 지향하는 '빛의 비전'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시나요?
MH: 저에게 마르셋의 비전이란 지난 1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긴밀하게 협력해 온 사람들 그 자체로 상징됩니다. 제 작업과의 연결고리는 빛에 대한 장기적인 열정, 그리고 '우리의 일상 속에 시(Poetry)를 더한다'는 공동의 미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빛이 다른 지역의 빛과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 또한, 우리가 '조명 디자인'이라 부르는 이 매력적이고 복잡한 영역의 일부입니다.
M. 마르셋의 다른 디자인 중 특별히 좋아하시는 제품이 있나요?
MH: 정말 많죠. 예를 들어 '비코카(Bicoca)'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첫눈에 반했습니다. 그리고 제 소중한 친구인 조르디 카누다스(Jordi Canudas)가 디자인한 포터블 '디핑 라이트(Dipping Light)'의 그린 컬러 초기 프로토타입을 확보해 두지 못한 게 아직도 아쉬워요.










